Column, 봄을 깨우는 진실한 웃음의 마법

김영식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6-02-19 15: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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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드(YOLD)=김영식 칼럼니스트] 우수를 지나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이 코앞이다. 3월의 봄은 단순히 계절의 변화를 넘어, 흙 속에 웅크려 있던 생명들이 일제히 기지개를 켜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역동적인 ‘시작’의 신호다. 하지만 우리 국내 정세는 봄꽃의 설렘보다는 다소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설 명절 뒤끝에 쌓인 피로감, 새 학기를 맞이하는 아이들과 학부모의 불안 섞인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웃음과 명상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3월의 길목에서 우리 국민들에게 뇌과학적 비책 하나를 제안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 뇌 속에 잠들어 있는 신비로운 세포인 ‘거울 뉴런(Mirror Neurons)’을 깨우는 일이다. 거울 뉴런은 이탈리아의 신경심리학자 자코모 리졸라티가 발견한 세포다. 상대방의 행동이나 감정을 보기만 해도 마치 내가 직접 경험하는 것처럼 뇌가 똑같이 반응하게 만드는 ‘공감 세포’이다. 누군가 레몬을 먹는 모습만 봐도 입안에 침이 고이듯, 우리가 누군가의 환한 웃음을 마주할 때 우리 뇌는 그 즐거움을 즉각적으로 복제해낸다. 웃음은 단순한 안면 근육의 움직임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을 잇는 보이지 않는 주파수의 동기화인 셈이다.

이 거울 뉴런의 힘을 가장 먼저 발휘해야 할 곳은 우리의 소중한 ‘일상’이다. 명절 스트레스가 채 가시지 않은 가정에서, 아내나 남편의 지친 얼굴을 비난하기보다 먼저 넉넉한 웃음을 건네보자. 부모가 먼저 환하게 웃으며 아침을 열 때, 새 학기를 시작하는 아이들의 거울 뉴런은 안도감을 느끼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정서적 에너지를 얻는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의 웃음 섞인 긍정적인 표정은 아이들의 학습 의욕과 사회성을 최대 30% 이상 향상시킨다고 한다. 웃음은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도 가정의 의식 수준을 순식간에 끌어올리는 가장 강력한 인프라다.

이러한 일상 속 웃음의 공명은 우리 공동체의 더 큰 문제로 확장돼야 한다. 필자는 20여 년 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인의 심장을 울렸던 목소리를 떠올려본다. 2004년 전당대회 연설에서 그는 이렇게 외쳤다. “진보의 미국도 보수의 미국도 없습니다. 흑인의 미국도, 백인의 미국도, 황인종의 미국도 없습니다. 오직 하나의 국가, 미국(United States of America)이 있을 뿐입니다.” 이 연설이 위대했던 이유는 인종과 정파라는 견고한 벽을 허물고 ‘하나의 정체성’을 일깨웠기 때문이다. 지금의 미국의 상황에도 이러한 정신은 세계적 안정에 기여 할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날 광주와 전남이 마주한 행정통합과 교육통합의 과제 역시 오바마가 외쳤던 그 정신과 궤를 같이한다. 우리가 ‘나의 지역’과 ‘너의 이익’을 계산하며 서로를 경계할 때, 거울 뉴런은 방어 기제를 활성화해 소통의 문을 닫아버린다. 하지만 상대를 향해 평화로운 웃음을 먼저 보낼 때, 뇌는 상대를 ‘적’이 아닌 ‘나의 확장’으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광주와 전남이 행정적 경계를 넘어 ‘하나의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정교한 서류 뭉치도 중요하겠지만, 서로의 눈을 맞추고 웃으며 주파수를 맞추는 정서적 대통합이다.

필자는 ‘웃음으로 소통하라’는 메시지를 통해 3월의 시작이 ‘계산기’가 아닌 ‘뜨거운 심장’의 만남이 되길 소망한다. 오바마가 꿈꿨던 통합의 미국처럼, 우리 지역 사회가 웃음소리로 하나가 될 때 우리는 비로소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메가시티로 우뚝 설 수 있다. 기술이 지배하는 시대일수록 인간의 진실한 표정이 갖는 힘은 더욱 절대적이다. 로봇은 입꼬리를 올릴 수 있지만, 영혼이 담긴 공감의 웃음은 오직 인간만이 나눌 수 있는 신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이제 경칩의 생명력으로 우리 안의 좁은 이기심과 두려움을 깨우고 밖으로 튀어 오르자. 직장에서 동료에게, 거리에서 이웃에게 먼저 건네는 따뜻한 미소는 그들의 거울 뉴런을 자극해 세상을 밝히는 연쇄 반응을 일으킬 것이다. 그 웃음이 쌓여 사회적 신뢰라는 ‘자본’이 되고, 그 자본 위에서 우리의 미래는 찬란하게 꽃필 것이다. 우리 모두 이 봄의 기운을 담아 내 곁의 사람들과 웃음으로 동기화하며, 더 밝고 행복한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 2026년의 봄은 우리 가슴 속에서 터져 나오는 뜨겁고 진실한 웃음소리와 함께 가장 아름답게 기록될 것이다.

김영식 GITC국제대학교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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