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털리부인, 나비부인이 대표급이며 국내에서도 자유부인, 애마부인, 젖소부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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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니어뉴스=최장용 기자] 돈 많고 사회적으로도 치세를 떨치는 남성이지만 성불능 또는 성불감 등의 다소 산만한 성정체성을 소유한 남편으로부터 채울 수 없는 욕망을 돈도 없고 천박하지만 육체적으로는 남다른 전혀 상이한 조건의 남자에게서 채우고 더불어 숨겨진 새로운 성과 사랑에 눈뜨게 되는 유한부인이 소재가 되는 너무도 많은 ‘~부인’ 시리즈들에게 영감을 제공했던 DH로렌스의 걸작 '채털리 부인의 사랑'은 부인시리즈 원전이라 대접해도 별다른 이의는 없을 것이다.
삶과 예술의 상관관계를 고민하던 청춘은 총알처럼 가기 마련이다. 예술적 자극으로 어느 날 인생이 송두리째 변하거나 한 사람의 인성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그 가운데 도사리고 있는 인간의 본능. 반듯한 이성과 사고와 교육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통제 불능의 무아지경을 초래하는 본능의 사지를 감히 누가 외설 운운할 것인가. 그것은 화장실 가기전과 다녀온 뒤의 달라짐과 일면 같은 구조는 아닐 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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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외설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우리는 일찌감치 경험하며 자라는 법이다. 요즘 모 케이블 TV에서는 부부의 섹스클리닉을 여과 없이 솔직하게 토론하고 교육하는 시도를 통하여 정상적인 파트너쉽과 소외된 여성의 성에 관한 의식구조를 새롭게 하려는 시도가 엿보이기도 한다. 대다수 남편들은 달갑잖은 표정으로 채널을 돌리거나 부인이 잠든 틈을 타서 혼자 낄낄대며 그 시간을 즐기는 법.
남성들은 여성의 숨겨진 여체에 반응한다. 관음의 미학을 아예 일찌감치 청소년 시절부터 성인식처럼 배워두고 이후 자신의 성적 반응률에 대해서 스스로의 자신감과 함께 과대한 섹쉬얼리스트를 꿈꾸는 법이다. 그 안에 여성들은 그저 존재할 뿐이다. 의식도 반응도 없이 여성이라는 알몸을 무기로 그들의 관음과 쾌락 혹은 미스테리한 성의 세계로 동행해주어야 하는 존재, 어쩌다 예상외의 반응을 보이는 위대한 여성이 있을라치면 그녀는 바로 세기에 남을 걸출한 ‘~부인’의 타이틀을 하사 받기 마련일터, 우리는 그들을 문제의 여성 아니 보다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밝히는 여성으로 낙인찍는 것이다.

서양에는 보바리를 필두로 채털리부인, 나비부인이 대표급이며 국내에서도 자유부인, 애마부인, 젖소부인 등이 있다. 보이지 않는 둘만의 정사는 누가 리드하든 중요치 않다. 그러나 여성들이 찾아나서는 담대한 성은 절대 사랑이라는 감성의 도화선이 될 수 없는 것이 이 시대 현실이다. 그 순간 그녀는 문제의 여성으로 전락하고 뭇 남성들의 공동의 도전 상대로서 군침을 자아내는 터라, 여성들은 수많은 영화와 소설 속에서 그처럼 자기표현에 과감했던 여인을 경계하기 마련인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성은 표현할 때 빛나는 것이고 자극받는 만큼 누릴 수 있어야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즘은 성에 관한 당돌한, 혹은 기발한 전문 작가도 많이 활동하고 있다 일명 골드 미스이면서 주변에 많은 남친을 두고 자유롭게 성을 표현하고 당당하게 그 후유증을 받아들이는 여성운동가들 말이다. 어쩌면 DH 로렌스의 채털리부인 역시 암울한 시대적 상황과 개인적 불운의 현실을 본능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한 여성의 용단을 보여준 소설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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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역시 채털리부인 마저도 작가 로렌스를 외설적 문학인으로 접근시키는데 일조한 대표작으로 꼽히게 된다. 과거에는 실비아 크리스텔이라는 여배우의 임마뉴엘부인 시리즈가 청소년기의 통과의례로 유행을 거치기도 했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할 한 가지는 육체의 신비 혹은 진정한 사랑 따위라기보다는 여성의 욕망과 자아 찾기는 성적 행위에서부터 제어당하고 핍박 받아왔다는 사실이다. 사회적 권력과 지위를 지닌 콧대 높은 남성들은 채털리 부인을 선두로 이후 수많은 부인들의 정직하고 건강한 자기표현 앞에 무릎 꿇게 된다.
그토록 용감한 자기 발견 그리고 멋진 결단이 이 시대 된장녀들의 내숭보다 훨씬 돋보인다는 것을 적어도 같은 여성들은 자각하고 있으리라 믿고 싶다. 그러나 동서양을 뒤집고 엎어 보아도 그러한 부인들의 용기에 대한 대접은 후덕치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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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갯잇 송사라 했던가... 사랑의 가장 큰 비중을 두어야 할 성행위를 부인들의 과한 퇴폐 행태로 치부하는 한 사회적 통념과 철학, 모든 제도를 뛰어 넘는 세기의 사랑 속의 부인들은 결코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유린당할 게 뻔 한일이다 오늘날 채털리 부인의 사랑이 16밀리 애로버전의 원전이 되어 떠돌고 있음을 우리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생각해 볼 일이다. 적어도 당당하고 건강한 여성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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