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은 대리석의 고급스러움과 파란색의 시원함이 대비돼 깔끔함이 돋보이는 곳. 유리로 된 세면대와 대형거울은 지하철이라는 답답함을 잊게 하며 입구에 설치된 2002년 월드컵 사진을 보며 그날의 감동을 떠올리게 구성했다.(2001년 서울시 우수화장실 은상) 지하철 2~4호선도 화장실은 개·보수가 한창인데 여성용 화장실에 안전용 비상벨·유아용 보호의자·기저귀 교환대 등은 이제 옵션이 아닌 기본 아이템이 되고 있다.

SK텔레콤이 운영하는 ‘TTL 존’의 화장실은 이미 유명세를 탄 지 오래다 ‘일’을 보러 들어간 화장실 문이 투명해 당황하기 일쑤다. 처음 이용하는 사람들은 들어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멈칫하게 마련. 들어가서 문을 닫아도 여전히 문 밖이 훤히 보인다. 이 화장실의 비밀은 문을 잠가야 한다는 것. 그래야 문이 뿌옇게 변해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는다.
일본의 효고현 아카시의 한 카페에 만들어진 ‘아쿠아리움 화장실’도 화제다. 이 화장실은 이국적인 물고기와 바다거북이 한가롭게 헤엄치는 수족관 속에 자리 잡고 있다. 버튼을 눌러 문을 열면 초록빛 수족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카페 주인은 고객들에게 특별한 ‘체험’을 제공하려 3천만 엔(약 2억5천만 원)을 들여 제작하게 되었다고.

화장은 변신을 거듭하며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허름하고 소홀해 피하고만 싶었던 상업공간의 화장실은 마케팅의 툴이 되고 문화의 축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준도 함께 업그레이드 된 걸까?
광화문 M레스토랑 지배인은 “5?6만 원짜리 스테이크를 먹는 고객도 하나에 300원 하는 면도기를 덥석 집어 간다”며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또한 차마 쳐다보기도 아까운 그림에 껌을 붙이는 몰상식을 감행하는 손님도 더러 있단다.
화장실은 이제, 문화다. 변신을 하는 화장실만큼이나 이용자의 에티켓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양심을 잠깐 잊는 ‘문화적 퇴보’는 바로 화장실에서부터 지양해야 한다. 화장실은 본능에 충실한 문화적 공간이기 때문에….

그리고 왕궁에는 머리 위에 큰 물통이 담긴 수세식 화장실이 있었는데, 이것이 역사상 최초의 수세식 화장실이다. 물통의 물은 빗물을 받아썼는데, 비가 안 오면 근처 우물에서 길어 온 물을 물통에 부어 썼다고 한다. 이 곳 말고도 고대 이집트와 인도에도 이와 유사한 시설들이 있었다. 기원전 1500년 무렵까지 이집트 귀족의 집에는 온수와 냉수가 나오는 동관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힌두교도들은 위생이 종교적 규칙이었기에 기원전 3000년 무렵에 화장실 시설을 갖추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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