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 Instructor / 김나미 프로, 이지(Easy) 골퍼가 해피(Happy) 골퍼!

조현철 / 기사승인 : 2022-04-29 22: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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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람이든 장점이 있어요. 자세가 예쁜 사람, 스윙이 유연한 사람, 퍼팅이 정교한 사람…. 그 사람만의 장점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칭찬은 얼마든 가능하죠.”

[스마트시니어뉴스=조현철 기자] 초보골퍼들의 소망은 하루라도 빨리 필드에 나가보는 것, 그 소망을 이루어주는 사람이 티칭프로다. 보통은 골프채를 잡은 지 3개월은 되어야 필드에 나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김나미 티칭프로는 그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 8주 만에 머리를 올려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밀착 지도가 시간을 아껴준다
“비결은 따로 없어요. 밀착 지도를 해요. 한 시간 교습 동안 온전히 한 사람만 가르치는 거죠.”

야리야리한 외모답지 않게 김 프로의 표정은 단호했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의 명대사 “나는 한 놈만 패!”가 바로 김나미 프로의 티칭비법이었던 것. 하루 한 시간씩 주 3회 집중적으로 가르치면 대부분 8주 안에 필드에 나갈 수 있다고 한다. 또 하나, 김나미 프로만의 중요한 코칭법이 있다. 칭찬을 통해 ‘나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것이다. 그래서 별명이 ‘곰도 라운딩하게 하는 선생님’이다.

“칭찬 어렵지 않아요. 어느 사람이든 장점이 있어요. 자세가 예쁜 사람, 스윙이 유연한 사람, 퍼팅이 정교한 사람…. 그 사람만의 장점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칭찬은 얼마든 가능하죠.”

그뿐이 아니다. 김 프로는 배우는 사람 입장에 서서 쉽게 가르친다. 골프용어조차 한국어로 풀이해서 가르쳐준다. 가령 벙커(Bunker)를 가리킬 때는 ‘모래 함정’이라고 한 번 더 말해주는 식이다.

“초보에게는 골프용어조차 생소하잖아요? 티칭프로는 기술을 전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우는 사람이 위축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죠.”

삶의 나락에서 골프를 만나다
김나미 프로가 골프를 만난 것은 2004년이다. 당시 그녀는 이하선종양 수술 후유증으로 안면신경마비를 앓고 있었다. 지금처럼 마스크 착용이 자연스러운 때가 아니었기에 장을 보러 가는 일조차 망설여졌다. 엄마를 대신해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이 슈퍼마켓에서 두부, 콩나물을 사다 날랐다. 이런 생활이 1년 이상 지속되자 우울증이 찾아왔다.

“삶이 한 없이 깊은 나락으로 빠져 들어갈 때, 골프가 저를 찾아왔어요.”

그녀에게 골프를 권한 사람은 남편이었다. 남편도 막 골프를 시작했을 때였는데 자연 속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운동하는 일이 그녀의 치유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었던 것이다. 남편의 예상은 적중했다. 그녀는 골프공과 함께 우울증, 무기력증을 시원하게 날려 보낼 수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녀의 빠른 학습력이었다. 왜 이제야 시작했을까, 할 정도로 그녀는 골프에 소질을 보였다. 1년 6개월이 못되어 싱글을 치자 주변 사람들이 다 놀랐다. 가장 놀란 사람은 남편이었다.


“제가 그렇게 잘 칠 줄 몰랐대요. 쉬운 운동이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하냐고 묻더라고요. 제가 사실은 이십대에 직장인 볼링선수생활을 했거든요. 그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골프와 볼링이 묘하게 닮았다. 볼링이 정지해 있는 막대기를 공으로 때리는 스포츠라면, 골프는 정지해 있는 공을 막대기로 때린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티칭 프로 라이센스를 취득할 때도 남편의 도움이 컸다. 남편의 근무지는 여수인데 그녀가 4박5일 연수를 앞두고 고민을 하자 망설임 없이 휴가를 내고 상경하여 아이들을 돌봐주었다. 남편의 외조가 지금의 그녀를 만든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치세요
김 프로가 생각하는 골프의 매력은 무엇일까.


“보통 구기 종목 하면, 상대 선수 혹은 같은 편 선수와 공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역동적으로 움직여 점수를 내잖아요. 하지만 골프는 혼자 싸움이에요. 나와 골프공과의 협력만 존재할 뿐이죠.”

골프게임의 가장 큰 적은 나라는 이야기다.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나가다가도 앗차, 하는 순간 실수가 튀어나오면 그때부터 집중력이 흐트러져 경기를 망치게 된다. 오죽했으면 골프를 멘탈 게임이라고 하겠는가. 나를 넘어서는 일은 어렵다. 그러나 그만큼 성공의 기쁨도 크다. 20년 가까운 골퍼 생활, 보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김나미 프로는 언제 가장 뿌듯할까.

“제게 가르침을 받은 사람들이 빠른 시일 안에 교육을 마치고 필드에 나갈 때 가장 기쁩니다. 모든 티칭 프로가 그렇지 않을까요? 한번은 직장에 다니는 한 어머님이 딸에게 골프를 가르쳐달라며 데리고 왔어요. 딸이 학생이었는데 8주 훈련을 마치고 순조롭게 필드에 나갔지요. 그 어머님이 전화를 걸어와 거듭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 거예요. 프로님 덕에 딸이 골프를 너무 재밌어한다고요. 저는 골프를 처음 배우는 분들이 골프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간직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르쳐요. 그게 통하는 거 같아요.”

김나미 프로에게 해피 골퍼란 무엇일까.

“가벼운 마음으로 칠 것을 권해요. 모든 부담을 내려놓고, 그저 나를 완성해간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거예요. 하산(교육과정을 이수한 골퍼)한 골퍼들이 무너진 자세를 잡기 위해 저를 다시 찾곤 하는데 이들은 자신을 만들어가는 데 관심이 많은 분들이에요.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골프채를 잡으면, 보다 쉽게, 행복하게 칠 수 있지 않을까요?”

승부에 집착하기보다 과정을 즐기는 것, 그것이 해피 골퍼로 가는 지름길이자 가장 적극적으로 나를 사랑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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