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 People / 고덕호 프로, 모니터 수치에 내 몸을 끼워 넣지 말아요

조현철 / 기사승인 : 2022-08-22 22: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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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호 PGA아카데미 운영, SBS 골프채널 전속해설위원 및 인스트럭터, 한경 골프 최고위 과정 책임교수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고덕호 프로! 해피골퍼가 되기 위한 그의 티칭 포인트는?

[스마트시니어뉴스=임요희 기자] 골프는 망쳐진 좋은 산책(a good walk spoiled)이라는 말이 있다. 그보다 즐거울 수 없지만 진심으로 즐기기가 쉽지 않은 운동이 골프다. 치면 칠수록 어렵다는 골프. ‘해피 골퍼’의 조건은 무엇인지, 자타공인 국내 정상 ‘고덕호’ 티칭 프로에게 자문을 구했다.

몸의 중심축을 꽉 잡아야 부상 없어
훤칠한 키에 훈남 외모로 인해 선수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고덕호 티칭프로. 중저음의 매력적인 보이스와, 대화 도중 튀어 나오는 매끄러운 영어 발음은 그를 더 세련되고 멋진 사람으로 보이게 했다.

“저도 아마추어였습니다. 엘리트로 커온 골퍼가 아니었죠. 누구보다 아마추어의 심정을 이해합니다. 아마추어의 최선은 건강한 골프를 치는 것입니다. 건강한 골프란 신체적으로 건강한 것을 말합니다.”

고 프로가 말하는 신체적 건강이란 방어적 개념이다. 몸에 무리가 가는 스윙을 피해야 한다는 뜻. 스윙 폼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스윙 폼은 비거리와 구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몸의 중심축을 잡아주어 부상을 미연에 방지해준다.

구체적으로 척추를 상하좌우로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가만히 두는 스윙이 좋은 스윙이라고 고 프로는 말한다. 정해진 스윙 틀에 내 몸을 끼워 넣는 식의 기계식 자세를 말하는 게 아니다. 사람마다 신장에 차이가 있고 체형이 다 다르다. 자기 몸에 맞는 스윙을 찾아야 한다는 것. 특히 어깨나 골반 같은 ‘큰 몸’을 잘 써야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자세, 그립, 겨냥’
고덕호 프로가 강조하는 스윙의 기본기는 ‘PGA’로 요약된다. 포스처(Posture), 그립(Grip), 얼라인먼트(Alignment)가 그것으로, 우리말로는 ‘자세, 그립, 겨냥’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고 프로가 운영하는 ‘고덕호 PGA아카데미’는 중의적 뜻을 지니고 있다. 그가 PGA Class A Member인 것은 주지의 사실! 여기에 ‘자세(P), 그립(G), 겨냥(A)’을 중요시하는 그의 골프 철학이 담긴 작명인 것이다.

고덕호 프로가 골프와 처음 만난 것은 중학교 2학년 무렵이었다. 그는 4남 2녀 중 막내였는데 운동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채를 잡게 되었다. 그러나 혈기 왕성한 중2남학생에게 골프는 지나치게 정적인 운동이었다. 그는 큰 흥미를 못 느낀 채 골프를 중단하고 말았다.


골프와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군 제대 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는데 고 프로가 다녔던 남부 플로리다 주립대학교(University of South Florida)는 미국대학 순위 50위에 빛나는 명문으로, 교내 팀 활동을 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수여하는 제도가 있었다. 그는 축구팀에 지원, 대한민국 군대 축구를 통해 다져진 기량을 유감없이 펼쳤다. 그러나 이미 골프의 참맛에 눈을 떴던 터라 1년 반 만인 1986년 골프팀으로 이적하게 된다. 같은 팀에 파나마 국가대표 출신 골프선수인 피터 스튜어트(Peter Stewart)가 있었다. 그는 좋은 친구이자 뛰어난 코치였다. 그의 도움으로 고덕호 프로의 기량은 빠르게 성장했다.

“그때 처음으로 골프를 치다 만 것을 후회했습니다. 중학교 때 계속 했으면 선수 생활도 했겠구나 싶었지요. 마침 엘보 부상을 입기도 해서 선수의 길은 포기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그는 결혼과 동시에 생활전선에 뛰어들었고 골프는 취미로만 했다.  

세컨드 잡이었던 골프 레슨, 마침내 업이 되다
그러던 1995년, 인생을 바꿀만한 대전환의 기회가 찾아왔다. ‘전미주 오렌지컵 미주한인골프대회’가 개최된다는 소식이 들린 것이다. 여기서 우승하는 사람에게는 ‘매경오픈’ 미주아마추어 대표로 참가할 자격이 주어졌다.

순조롭게 매경오픈 참가권을 따낸 고덕호 프로. 야심차게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으나 ‘매경오픈’은 생각처럼 만만지 않았다. 국내 최정상의 선수들이 모인 데다 한국의 산악지형 골프 코스가 그에게 익숙지 않았던 것. 하지만 이 일이 계기가 되어 고덕호 프로는 미국 현지에서 골프 레슨을 시작하게 되었다. 골프 레슨은 ‘세컨드 잡’이었는데 그가 잘 가르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감당하지 못할 만큼 레슨 요청이 쇄도했다.

“그때 처음으로 이 일을 업으로 삼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라이센스를 취득할 겸 실력을 갖춰야겠다는 생각에 PGA 멤버십에 도전했지요. 3년 만에 뜻을 이루었고 2004년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길러내다
그의 아카데미를 스쳐간 골퍼들만 해도 박준원, 배상문, 서희경, 양재윤, 이태희 등으로 쟁쟁하다. 고진영 선수와의 인연은 매스컴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되었는데 중학생 때부터 3년간 가르쳤다.

“요즘 모든 게 기계화, 전산화되면서 입사각이라던가, 발사각, 헤드 스피드, 볼 스피드 등의 인포가 실내 스튜디오 스크린에 고스란히 노출됩니다. 그러다 보니 아마추어 선수도 플러스, 마이너스 숫자를 줄여 0에 근접하려고 노력을 기울이죠. 문제는 우리 몸이 이런 수치를 편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골프는 모니터 상의 가상게임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운동이니까요.”

좋은 자세를 만들려면 수치는 참고용으로만 하고 자기 몸을 입체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고덕호 프로는 조언한다. 실력을 늘리는 데는 인포 수치보다 오히려 스크린 영상이 더 도움이 된다는 것.

스마트폰을 켜면 수많은 골프 방송이 쏟아져 나온다. 이런저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고덕호 프로의 조언을 새겨들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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