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땐 자유로, 지금은 정직함으로 읽히는 책. 인생의 전환기마다 다시 꺼내 보게 되는 나의 실천 매뉴얼, 『월든』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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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Pixabay |
[욜드(YOLD)=박정하 칼럼니스트] ‘외로움’이란 홀로 있음에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어느 단톡방에서 본 이 문장이 소로우의 말인지는 확실치 않다. 『월든』에p서 직접 확인한 문장은 아니지만, 출처가 어디든 상관없을 만큼 이 문장은 소로우의 사유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적어도 소로우가 말한 '고독'의 본질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소로우는 『월든』의 '고독' 장에서 외로움과 고독을 엄격히 구분한다. 그는 단순히 곁에 사람이 없다고 해서 외로운 것이 아니며, 반대로 사람들 속에 북적이며 앉아 있어도 지독한 소외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그에게 고독이란 내적 성찰과 자기 수양을 위한 비옥한 토양이다. 외로움이 타인과의 단절에서 오는 결핍이라면, 고독은 나 자신과의 연결에서 비롯되는 충만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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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된 지 170년이 넘은 이 책이 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일까? 다시 책장을 넘기며 생각한다. 『월든』은 단순한 자연 예찬서가 아니다. 그것은 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끝까지 밀어붙여 묻는, 시대를 향한 서늘한 비판서다. 소로우가 던지는 질문들은 21세기 디지털 과잉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왜 이토록 바쁘게 사는가?" "정말 필요한 것들로만 삶을 채우고 있는가?" "생계를 유지한다는 핑계로 정작 삶 자체를 소모하고 있지는 않은가?“
사람들은 흔히 소로우가 숲속에서 유유자적 자연을 노래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집 짓는 비용을 계산하고, 노동 시간을 기록하며, 인간관계의 본질을 관찰한 '실천적 실험가'였다. 그에게 단순함이란 그저 적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불필요한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타인의 기대에 삶을 저당 잡히지 않으며, 생존이라는 핑계 뒤로 숨지 않는 '정신적 단단함'을 의미한다. 그래서 『월든』은 읽기 편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자본주의의 정점을 사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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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자에게 "그래, 어쩔 수 없지"라며 값싼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 대신 "당신은 정말 깨어 있는 삶을 살고 있는가?" 라고 매섭게 질책한다. 나에게 『월든』은 생애 주기마다 매번 다른 얼굴로 찾아왔다. 젊은 날의 나에게는 '자유'를 꿈꾸게 하는 책이었고, 중년의 나에게는 삶의 궤도를 점검하게 하는 '경고'의 책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책은 내게 '정직함'의 의미를 되묻는다.
오늘도 나는 소로우의 문장을 빌려 나 자신에게 묻는다. 나는 오늘 홀로 있음에 성공했는가, 아니면 그저 외로움 속에 머물렀는가. 유행도 시대도 아닌, 오직 나의 양심에 직접 묻는 이 질문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다시, 깨어 있으려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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