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 동의보감, 독창적 동양의학 집대성한 세계유산

최장용 / 기사승인 : 2025-11-10 05: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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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의보감은 16세기 이전의 동아시아 의학관련 서적 1000여 권을 집대성한 의학백과사전
-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1613한국학중앙연년 인쇄돼 국립중앙도서관과 구원에 소장된 초판

[Smart Senior News=최장용 기자] 유네스코에서 세계기록유산을 선정할 때는 영향력·시간·장소·사람·주제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 세계 역사에 미친 영향력이 지대한가, 시대를 잘 반영하고 있는가, 특정 장소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가, 역사와 문화에 중요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가 등을 판별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의학서 『동의보감』이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올랐다. 유네스코는 중앙아메리카 바베이도스에서 열린 제9차 세계기록유산 국제 자문위원회에서 『동의보감』 초간본과 함께 마그나카르타(영국), 안네 프랑크의 일기(네덜란드) 등 35편을 신규 등재하기로 결정했다.『동의보감』은 16세기 이전의 동아시아 의학관련 서적 1000여 권을 집대성한 의학백과사전이다.

 

문화재청은 이 책이 한국적인 독창성을 갖고 있다는 점과 세계 최초의 ‘공중 보건 안내서’라는 점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우리로서는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 등에 이은 7번째의 쾌거다. 우리는 이미 석굴암과 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창덕궁 등의 세계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조선 왕릉 40기 전부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2007년에는 제주도의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동의보감은 1596년 선조의 명에 따라 허준과 양예수 등이 시작해서 1610년에 허준에 의해 완성된 방대한 실용 의서(醫書)다.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1613한국학중앙연년 인쇄돼 국립중앙도서관과 구원에 소장된 초판이다. 이전까지는 의학이 불교나 도교 등 종교의 영향을 받아 과학성이 결여됐었다.

동의보감은 당시 중요하게 활용되던 의서의 내용을 통일된 시각에서 통합하고 정리한 것이다. 조선의 의서인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의방유취(醫方類聚), 의림촬요(醫林撮要)를 비롯해 본초강목(本草綱目) 등의 중국 의서 86종과 민간요법까지 두루 섭렵한 것이다. 특히 실용성을 중시해서 민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재를 바탕으로 처방을 하고, 질병의 예방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으로 알려져 있다. 처방의 체계도 독창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동의보감을 번역되어 발간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또한『동의보감』은 지식인이 아닌 일반 백성을 대상으로 한 공중 보건 안내서로 만든 데서 허준의 남다른 애민(愛民) 정신도 찾아볼 수 있다.

동의보감은 정신수양의 중요성과 몸 안의 세계를 직접 다룬 내경편과 머리에서 발끝까지 신체부분별로 질병을 다룬 외경편이 있다. 또한 전염방과 부인병, 소아질환을 다룬 잡병편이 있고 약의 세계를 다룬 탕액편과 침구편으로 구분해 한의학계 최고의 보감(寶鑑)으로 남아있다. 장기중심으로 세분화된 서양의료계도 기(氣)중심으로 종합적인 진단과 처방으로 예방의학과 신체균형을 잡아주는 한의학을 수용한다면 이상적인 첨단의료체계로 새롭게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문명비평가인 이반 일리치는 '병원이 병을 만든다'는 저서에서 자본과 시장논리를 앞세운 공급자 중심의 현대의료계를 비판했다. 수많은 항생제와 외과수술중심의 의료기술이 또 다른 병을 유발하고 자가 치유능력인 면역성을 잃게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서양의학계가 보는 한의학은 대체의학으로서 노다지를 캘 수 있는 '블루칩'이다. 따라서 동의보감은 세계적인 각광을 받을만한 보물이다. 한의학계도 조상이 남긴 과실만 따먹는다는 비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부단한 임상실험결과를 체계화하여 환골탈퇴를 이루어야 한다. 이를 계기로 우리전통의술이 세계시장의 영역을 넓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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