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찬 抽象美術 abstract art] 기억의 뿌리

김윤찬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0 05:38:55
  • -
  • +
  • 인쇄
초록의 미궁 속으로 [욜드(YOLD)=김윤찬 기자]우리는 늘 한 그루 나무를 보지만, 실은 찰나의 흔들림 속에 우주를 본다.

김윤찬 렌즈에 담아낸 이 나무는, 단순히 흙에 발을 묻은 식물이 아니다. 물빛처럼 일렁이는 초록의 겹들은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의 조각들이며, 수면 위에 어른거리는 무수한 기억의 파동이다. 형체는 흐릿해지고, 빛과 어둠은 경계를 허물며 존재의 심부(深部)를 파고든다.

가장 단단한 둥치마저 고요한 일렁임 속으로 녹아드는 순간, 바람은 보이지 않는 언어가 되어 잎새 사이를 채운다. 이 추상(抽象)의 숲은 내면의 가장 깊은 곳, 흔들리면서도 꺾이지 않는 영혼의 초상과 닮아 있다.

보이는 것 너머의 보이지 않는 생을 찍고 그린다. 찰나의 떨림 속에 영원을 담아두는 일, 그것이 이 한 그루 나무가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침묵 어린 위로가 아닐까.

 

[저작권자ⓒ 욜드(YOLD).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주요기사

+

YOLD CULTURE

+

Intervie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