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질감

김윤찬 기자 / 기사승인 : 2026-09-28 06:19:41
  • -
  • +
  • 인쇄
무거운 기억의 스케치 [욜드(YOLD)=김윤찬 기자]타오르는 주황빛 저녁, 세상은 거대한 고독의 캔버스로 변한다. 우리는 그 압도적인 빛의 소용돌이 앞에 미미한 점으로 남았으나, 등 뒤로 짊어진 침묵의 질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거칠게 깎여나간 바위, 그리고 그 속에 희미하게 새겨진 닳아버린 신발의 궤적. 그것은 우리가 지나온 시간의 무형의 무게이다.

그 거대한 형태는 우리를 짓누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우리를 더 깊이 침잠하게 하고, 더 단단하게 지탱하는 힘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 무거운 짐을 이고, 또 다른 누군가의 옆에 앉아 침묵을 공유한다. 가장 어두운 그림자 속에, 가장 찬란했던 기억의 조각들이 숨겨져 있음을 안다. 노을은 그 모든 무게를 품고 아름답게 증명하고 있다. 침묵은 단지 비어있음이 아니라, 가장 짙은 색으로 가득 찬 충만함이다.

 

[저작권자ⓒ 욜드(YOLD).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주요기사

+

YOLD CULTURE

+

Intervie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