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목정원서 2026 유어 콘서트 성료…정인·조정치, 류해성·이나현, 엘레갱즈 출연
- 공식 채널로 모은 사연 7편, 낭독과 신청곡 라이브로 울려 퍼져
- 클래식에서 발라드로…혼자 간직하던 그리움을 함께 나누는 추모 문화로

[욜드(YOLD)=조용수 기자] 지난 10월 17일 오후, 프리미엄 봉안당 아너스톤의 화목정원에서 사연이 낭독되고 노래가 흘렀다. 이날 열린 '2026 아너스톤 유어콘서트 - 그리움의 편지, 가을에 피어나다'는 관객들이 보내온 사연이 노래가 되는 가을 무대로 꾸며졌다.
'유어콘서트'는 2023년 첫선을 보인 뒤 매년 가을 화목정원을 무대 삼아 이어져 왔고,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초기에는 VIP 회원을 대상으로 오페라·클래식 성악가들이 격식 있는 무대를 꾸렸다. 올해는 한결 가볍고 친근해졌다. 장르는 귀에 익은 발라드·어쿠스틱으로 바꿨고, 무엇보다 사연 공모를 공개로 열어 관객이 직접 무대의 이야기를 채우는 '참여형 스토리텔링 음악회'로 새 옷을 입었다.
사연은 지난 9월 4일부터 27일까지 아너스톤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채널 등 공식 채널 전체를 통해 모였다. 소중한 이와의 추억과 그리움을 담은 이야기에, 함께 듣고 싶은 노래 한 곡을 곁들여 보내는 방식이었다. 이 가운데 채택된 일곱 편이 당일 무대에서 낭독됐고, 낭독이 끝나면 사연자가 고른 노래가 곧바로 라이브로 울려 퍼졌다. 사연을 보낸 이들에게는 초대장이 전달돼, 자신의 이야기가 노래가 되는 순간을 객석에서 맞을 수 있도록 했다. '한 통의 편지가 한 편의 공연이 된다'는 기획 의도 그대로였다.
사연이 무대에 오르기 전, 관객이 먼저 만난 것은 화면 속 편지였다. 공연 시작 전부터 대형 LED 화면에는 접수된 사연을 담은 디지털 메모리얼 '추억의 나무'가 펼쳐졌고, 올해도 화목정원의 지형을 살린 빈백과 돌계단 방석, 테라스 의자에 자리 잡은 관객들은 실시간 방명록 '가을의 편지'에 저마다의 메시지를 띄웠다. 이 메시지들은 1부와 2부 사이 무대 전환 시간에도 화면을 가득 채웠다.
1부 '그리움의 편지'는 MC 장성우의 진행 아래 밴드 엘레갱즈의 '인생의 회전목마' 연주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가수 류해성과 이나현은 다섯 편의 사연에 담긴 신청곡을 차례로 불렀다.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김나영의 '봄내음보다 너를', 김동률의 '감사', 부활의 'Never Ending Story'가 사연마다 답장처럼 이어졌다. 마지막 사연에는 두 가수가 윤도현밴드의 '흰수염고래'를 듀엣으로 부르며 1부의 대미를 장식했다.
2부는 헤드라이너인 부부 뮤지션 정인과 조정치의 무대였다. 두 사람은 '사랑가', '미워요', '어른' 등을 들려줬고, 2부에 소개된 두 편의 사연에는 '장마'와 '오르막길'로 화답했다. 앵콜곡 '어쩌면'을 끝으로 가을 정원의 음악회는 막을 내렸다.
이번 '유어콘서트'의 의미는 그리움을 다루는 방식에 있다. 그리운 이를 향한 마음은 흔히 각자 조용히 품고 지내는 감정이다. 떠난 이의 이야기를 꺼내는 일도 시간이 갈수록 조심스러워진다. 이날 음악회는 그 이야기를 가을 정원 한가운데로 꺼내 놓았다. 처음 만난 관객들이 서로의 사연에 귀 기울이고, 같은 노래를 들으며 저마다의 소중한 기억을 떠올렸다. 그리움이 혼자만의 무게가 아니라 함께 나누는 온기가 되는 순간이었다.
추모 공간에서 음악회가 4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매년 돌아오는 가을 정례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으면서, 아너스톤은 기일과 명절에만 찾는 곳을 넘어 계절마다 가족이 함께 나들이 오는 문화 공간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재단법인 용인공원 김동균 이사장은 "돌아가신 부모님을 만나러 오는 길이 슬픈 길이 아니라 추억을 떠올리는 따뜻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보내주신 사연들로 완성된 이번 음악회처럼, 앞으로도 음악과 예술 속에서 자연스럽게 떠난 이를 기억할 수 있는 추모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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