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고드아트(PAGODE ART) / 송미리내 작가 '번역회화' 세미나 열어, "AI가 이미지를 만드는 시대, 회화는 무엇을 남기는가"

조용수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2 07: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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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기억·시간을 조형 언어로 옮기는 새로운 회화의 흐름
- 파고드아트, 작품 감상 넘어 동시대 미술의 언어 경험하는 자리 마련

[욜드(YOLD)=조용수 기자] 파고드아트(PAGODE ART)는 지난 8월 11일 작가 송미리내가 제안한 '번역회화(Translation Painting)'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송 작가는 파고드아트 대표이자 섬유를 주요 매체로 작업해온 현대미술 작가다. 번역회화는 언어를 다른 언어로 옮기는 통상적 의미의 번역이 아니다. 언어·기억·시간처럼 보이지 않는 경험을 물질과 조형의 언어로 옮기는 회화를 뜻하며, 송미리내 작가가 2026년 처음 제안한 개념이다.

작가의 작업은 그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관람자가 남긴 언어를 디지털 파형으로 변환하고, 이를 실의 움직임으로 옮겨 화면 위에 직조한다. 먹의 번짐, 5년간 수집한 한복 자투리천, 부모에게서 이어받은 봉제의 수공(手工) 기술이 서로 다른 시간의 층위를 만든다. 타인의 언어가 작가의 손을 거쳐 회화가 되는 구조다.

작가에게 실은 단순한 재료가 아니다. 사람과 사람, 과거와 현재, 언어와 이미지 사이를 잇는 회화의 문법이다. 이번 세미나는 작업 과정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AI가 이미지를 빠르게 생산하는 시대에 인간의 회화가 무엇을 남길 수 있는지, '그리는 회화'에서 '번역하는 회화'로의 확장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함께 논의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버려질 천을 회수해 작업의 재료로 삼는 작가의 방식이 ESG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기업과 예술의 상생적 소통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행사에 참여한 한국ESG위원회 서재익 상임회장은 "버려지는 천을 다시 거두어 작품이 되게 하는 일은 그 자체로 순환의 실천"이라며 "번역회화라는 개념이 예술을 넘어 기업과 사회를 잇는 논의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미리내 작가는 "사람들의 언어는 실이 되고, 실은 회화가 된다"며 "번역회화가 내 작업만을 설명하는 말에 머물지 않고, 서로 다른 재료와 방식으로 작업하는 여러 작가들의 시도를 하나의 흐름으로 읽어내는 시각으로 검증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파고드아트는 작가의 에디션 작품과 아트 상품을 온라인으로 소개·판매하는 전문 아트숍이다. 이번 세미나는 완성된 작품을 감상하는 자리를 넘어,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언어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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