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찬 추상화 Art collection] 기억의 이면

김윤찬 기자 / 기사승인 : 2026-09-12 07: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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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파편 [욜드(YOLD)=김윤찬 기자] 깊고 차가운 청보라의 심연 속에서, 생의 활기를 머금은 에메랄드그린의 맥박이 기묘한 곡선을 그리며 일그러진다. 이것은 단순한 빛의 굴절이 아니다. 그것은 내 마음의 거울, 응고된 기억의 파편들이 서로 겹치고 투과하며 만들어낸 ‘마음의 지형도’다.


나는 이 뒤틀린 평면 위에서 나의 ‘눈’을 본다. 왼쪽, 벽에 부딪혀 산산조각 난 시선 너머로 희미하게 비치는 그것은 세상을 기록하려던 나의 도구였지만, 지금은 그 자체로 부서지고 왜곡되어, 내가 본 진실이 무엇이었는지, 혹은 내가 보고 싶었던 환영이 무엇이었는지를 묻고 있다.

하단의 생생한 풀밭은 분명 현실의 단단함을 말해주지만, 내 안의 기억은 그 풀빛을 투과시켜 더 크고 몽환적인 꿈의 영역으로 확장한다. 오른쪽의 맑고 투명한 반영 블록들은 마치 부서진 시간의 조각들처럼, 규격화된 차원 속에 갇혀 있으면서도 그 안으로 흘러든 마젠타색의 유동적인 욕망의 청보라색을 담아냈다. 원형 형태는 나를 응시하는 거대한 눈이거나, 내가 도달할 수 없는 또 다른 행성일지 모른다.

이 사진은 하나의 평면이 아니다. 내가 보았던 순간들, 내가 잊었던 시간들, 그리고 내가 꿈꾸는 차원들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낸, 침묵 속의 아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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